설악산 산행
실로 오랜만의 설악산 산행이었다.
1992년 대청봉에서 운해와 해돋이를 보았었는데 그 아름다운 풍경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 같은데 벌써 19년이란 세월이 흘러 버렸다.
늘 다시 가보려고 생각은 하고 있으면서도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아쉬움 속에 큰맘 먹고 나선 산행이었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한수와 같이 23시30분발 양양행 심야우등 고속버스(20200원)에 승차하여 속초를 거쳐 양양에 도착하니 02시20여분정도 여느 버스터미널이 아닌 길옆의 승차장에 내려준다. 그래도 그곳에는 택시 세대가 대기하고 있다 배낭을 챙긴 후 택시기사와 요금 협상에 들어갔다. 한계령까지 6만원을 달라고 하는 기사 분에게 오기 전에 콜택시회사에 요금을 물어봤는데 너무 비싸다고 하니까 금방 5만원으로 내린다. 그것도 깎아 4만5천원에 합의하여 한계령에 도착하니(02시50분) 산악회 버스들과 사람들로 가득하다.
입구의 포장마차(?)에서 입가심으로 소주한잔을 하고 03시에 산행을 시작하였다.
사람들이 많다보니 줄서서 가는 입장, 하지만 일정이 바쁜 우리는 기회 있을 때마다 사람들을 추월하여 나갔다.
수많은 전등 불빛들을 뒤로하고 한계령 갈림길에 올랐다.(04:18)
아직도 어두운 가운데 묵묵히 산행 길을 재촉하니 서서히 날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날이 밝으니 벌써 발아래 곳곳에 운해가 보인다.
끝청에 도착하니(06:05) 완전히 날이 밝았다.
중청봉을 우회하여 중청대피소를 지나 설악산 대청봉에 올랐다.(06:55)
정상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저 멀리 속초시가 보이고 발아래 구름들이 가득하다.
대청봉 정상 석에서 사진 찍는 문제로 고성이 오간다. 우리는 한발 아래에서 사진을 찍고 한수가 만들어 가지고 온 쌀 막걸리로 정상 주를 한잔하고 중청 대피소로 내려왔다.
아침을 해결하려고 취사장에 가보았으나 발 디딜 틈조차 없이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할 수 없이 밖에서 라면을 끓여 싸온 도시락을 먹는데 너무 추워 판초의를 입고도 손을 덜덜 떨며 아침을 먹었다.
뜨거운 커피 한잔에 몸과 마음을 녹이고 중청대피소를 떠나(08:10) 소청을 거쳐(08:34) 희운각 대피소에 도착(09:08)하여 쉬면서 천불동으로 내려가려던 계획을 수정하여 공룡능선을 타고 마등령으로 해서 설악동으로 내려가기로 작정하고 산행을 계속하였다.
희운각 대피소에서 200m정도 내려와 양폭대피소와 공룡능선의 갈림길(09:20)을 지나 마등령으로 향하는데 4.9km의 공룡 능선은 생각보다 힘든 코스였다. 끝없이 산을 오르내리는 길에 마등령에 도착할 즈음에는 무릎이 조금씩 아픈 느낌이 왔다,
마등령에 도착(12:23)하여 아침에 먹다 남은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며 푹 쉬다가 비선대를 향해 출발하였다(13:10)
비선대를 향해 가는 길은 계속적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이제는 왼쪽 무릎이 많이 아픈 것 같아 스틱에 의지하며 내려왔다.
무릎이 아프지 않으면 금방 내려올 것 같은데 무릎이 아프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비선대 가는 길이 정말 멀게 느껴진다.
비선대에 도착하여(15:30) 같이 사진 한번 찍고 소공원으로 하산하였다(16:30)
나중에 무릎이 아파 너무 힘들었지만 즐겁고 소중한 산행이었다.
한수야, 다음에는 조금 쉽게 산을 타자!